문법·논리·수사. 중세의 학생들이 어떤 과목보다 먼저 익힌 세 가지는 지식이 아니라 도구였습니다 — 언어를 다루는 도구, 생각을 세우는 도구, 생각을 전하는 도구. 이 방은 그 도구를 회복하는 자리입니다.
1947년, 추리소설가이자 단테 번역가였던 도로시 세이어즈는 옥스퍼드의 한 교육 강좌에서 「The Lost Tools of Learning」을 발표합니다. 요지는 하나였습니다 — 트리비움은 과목이 아니라 배우는 도구이며, 현대 교육은 학생에게 지식만 얹어주느라 그 도구를 잃어버렸다는 것. 도구 없이 얹힌 지식은 스스로 갱신되지 않습니다.
같은 시대, 미국 세인트메리스 칼리지의 영문학 교수 시스터 미리엄 조지프는 1940년대의 강의 교재를 다듬어 『The Trivium: The Liberal Arts of Logic, Grammar, and Rhetoric』으로 남겼습니다. 읽기·쓰기·말하기·추론이 한 몸의 기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, 지금도 읽히는 교과서입니다.
그리고 세인트존스 칼리지는 1937년, 전공과 교과서를 걷어내고 4년 내내 고전 원전만 읽고 토론하는 커리큘럼을 채택했습니다.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 학교의 시간표가, 트리비움이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육이라는 증거입니다.
모티머 아들러의 『독서의 기술(How to Read a Book)』(1940 초판·1972 개정판)은 읽기를 네 단계의 기술로 나눕니다.
편집실의 책은 이렇게 읽힙니다 — 롤랑 바르트, 1978년 12월 2일 강의 혼자 읽는 법이 층계라면, 함께 읽는 법도 있습니다. 1947년 로버트 허친스와 모티머 아들러가 세운 Great Books Foundation의 Shared Inquiry™ — 정답을 가진 사람 없이, 작품의 의미를 탐문하는 질문과 경청으로 함께 파고드는 해석적 토론법입니다. 디퍼 살롱의 책 토론이 서 있는 자리도 이 전통 위입니다.
세인트존스 칼리지의 학년별 목록을 따라 걸으면, 고대 그리스에서 출발해 현대에 닿는 4년의 길이 보입니다. 아래는 그 목록의 대표 저자들입니다.
디퍼가 함께 읽는 책. 살롱의 석 달에도 각자의 원전이 있습니다. 세계관의 뿌리인 생텍쥐페리의 『어린왕자』와 『야간비행』, 논리의 달을 여는 호프스태터의 『괴델, 에셔, 바흐』, 의미를 묻는 빅터 프랭클의 『죽음의 수용소에서』. 목록은 길지 않습니다 — 한 권을 네 층계로 깊이 읽는 쪽을 택합니다.